모두 자리에 들어가니 그 녀석이 앉은 자리가 보인다.
나에 대해 뭔가 아는 듯한 녀석... 마치 우연처럼 그 녀석의 번호는 8번, 내가 마지막으로
적었던 녀석의 다음번이다. 너에 대해선 물어보고 싶은게 많지만 잘가라...
8번과 9번의 번호를 적었다. 그리고 사라졌다. 9번만...
놈은 살아있다. 아주 태연하게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자기 자리에 앉아있다.
이창훈이 의사인가, 이 녀석이 의사인가, 아니면 제 3의 인물이 이 완벽한 타이밍에
저 둘을 교대로 보호하고 있는가... 설마, 저 둘 중 한놈은 의사다. 문자가 왔다.
8번의 정보인 듯 하다.
'이름: Nicolace Jo, 출신 초등학교: 필라델피아 엘레멘터리 스쿨, 출신 중학교:
필라델피아 미들 스쿨, 특징: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몹시 좋아함'
니콜라스 조... 외국 사람인 듯하다. 전혀 이국적으로 생기지 않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의 안젤리나졸리 같은 두꺼운 입술은 동양권 같지 않기는 했다.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다. 외국 애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다음 턴에는 4번과 8번을 적어야겠다. 벌써 많은 턴이 지났다.
하지만 횟수 제한이 있는 경찰에게 있어서 턴이 지난다는건 큰 의미가 있지 않을 것이다.
2번 만에 날 찾아내는건 거의 불가능, 하지만 내가 우연히 경찰을 피해서 애들을 죽여
나간다면 내가 걸릴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다시 나의 차례, 4번과 8번을 적었다. 이제 둘 중 한놈은 죽는다. 불이 꺼지고, 그리고 켜지고
사라...지지 않아? 아무도? 어떻게 된거지...? 잠깐 규칙을 되새겨보자. 의사는 한번 무조건
적으로 보호된다. 자기가 원하는 한명을 보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지목했을 때,
무조건적인 보호가 된게 아니라 그냥 자기가 자신을 보호한 것 뿐이라는 건데... 됬어
괜찮아. 다시 두놈을 적으면 둘 중 한놈은 죽을거야. 의사가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다른 한명이 죽는 경우, 의사가 다른 한명을 보호하고 죽는 경우, 의사가 제 3자를 보호하여
둘다 죽는 경우, 이 셋 중에 한가지는 무조건 일어나야된다. 예외의 경우가 생긴다면 내가
규칙을 잘못 알고 있다는 소리가 된다. 어쨋던 저 세 경우에 의해서는 의사가 누군지 알아낼
수 없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회의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모두 중앙으로 모였다. 니콜라스가 나에게 와서 귓속말을 했다.
"내가 너라면 이번 타임에는 아무도 죽이지 않을거야."
...얼어버렸다. 아무 말도 나오질 않는다. 저 녀석은 내가 마피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
떠보는 것일 수도 있다. 경찰과 의사는 서로 모르지만 자기들끼리 어떻게 알아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위이이이이이잉'
'죽일 사람을 지목하세요.'
나는 4번을 지목했다. 내가 4번을 지목하는건 이상할게 없다. 조금 뜬금없긴 해도,
날 마피아라고 생각하는 니콜라스는 내가 아닌 다른 한명을 지목 했고, 그 외의 과반수가
지목한 사람은 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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