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미늅에게 사과를 표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상상 속 이야기, 혹시 기분이 좋지 않다면
자삭하세염
내게 있어 아버지란 것은 무엇일까? 작고도 작은 것... 크나크면서도 작은 그런 비중을
차지하시는 분이다. 아버지에 대한 내 생각은 때에 따라 변한다. 물질적인 것으로 기분 좋아지는
철없는 꼬마는 아니다. 그것은 정말로 작고 작은 차이이다... 작고 작은 차이를 가진
때이다. 붉은 피부 위로 나타나는 취기는 누워있는 나에게 불안감을 주었다.
배게로 귀를 막고 거기에 이불을 덮어 귀를 가린다. 눈물이 흐른다. 흐르고 또 흐른다.
차마 멈추는 법을 모르기에 흘리면서 잠을 잔다. 울다 지쳐 잠든 날도 있다.
나만 그런 것일까? 난 그런 아버지가 싫다, 싫다. 어쩌겠는가... 누가 그것을 좋아하겠는가?
그런 내 맘을 알리가 없는 아버지는 술을 드셨을 때, 늘 그러셨듯이 나를 불러내셨다.
거실에 앉아... 나는 그저 땅만 보고 있다.
그는 내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 남자는 내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내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것도 일상이다. 하지만 왤까... 난 단 한번도 그 눈물이 거짓이라 생각한 적 없고
그 순간만큼은 그의 손을 뿌리친적 없고 그의 등에서 내 손을 뗀 적도 없다.
코를 찌르는 술 냄새, 그 냄새가 나를 더욱 불쾌하게 만들수록 내 손은 그를 더욱 간절히
안고 있다. 어쩌면 좋겠냐고... 어쨌으면 좋겠냐고... 어떻게 해야겠냐고... 나에게
작게 묻는다. 대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런 것이다. 그에게 있어 더없이 소중하고
그저 들어주기만 하는 것 만으로도 자신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그런 존재, 그렇기에 나는
그에게서 떠나지 않는다. 비록 취한 아버지가 싫지만 진심으로 아버지의 곁에 있고 싶다.
아버지는 희미하게 풀린 내 눈을 보시고는 피곤하니 들어가 자라고 하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미안하다..."
나는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흘리며 방에 들어가 눕는다. 마음 속으로 외치고 외친다.
'그렇게 슬프면... 그렇게 괴로우면... 왜 술을 마시는건데? 힘들수록 견뎌내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지... 왜 그렇게 술에 의존하는건데... 왜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는건데
난 어째서 단 한마디도 못하는건데... 왜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건데!'
아버지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작아진다... 내가 방에 들어가서 울며 잠이 들 때
아버지는 내가 듣지 못하도록 작은 소리로 울고 계셨다.
늦은 새벽, 아무런 잡음도 없는 그 곳에서 내가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이유는 없다.
왜 난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 만족하진 않으면서... 어째
서 아버지에게 한마디도 못한 것일까... 왜 못하는 것일까...
어느 날은 웃으면서 들어오셨다.
웃으면서 오시기에 기분 좋아서 마신 것일까? 하고 생각하며 전화하며 웃고 계신 아버지의
모습에 일부러 깨우시지 않으셨지만 나는 아버지를 마중하러 나갔다.
"안자고 뭐했어?"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아버지, 왠지 분위기가 달랐다. 울던 아버지가 아니라 웃는 아버지이기에
나는 용기를 내어 내 마음 속을 털어냈다.
"왜 자꾸 술 마시는건데? 간이 아프다고 맨날 아침에 죽는 소리나 하면서 그러면서 매일
술 마시고 틈만나면 담배 피고 매일 말하잖아. 손주는 보고 죽을까 하고... 뭔데
매일 죽을려고 작정하고 마시면서 뭔데..."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면 끝없이 나왔을 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미소는 멈추시고 고개를 떨군 채 그저 땅만 바라보셨다.
언젠가 아버지가 정말 많이 취하셨을 때, 나에게 한 말씀이 있다.
"왜 아무도 내 편은 안들어주는데? 왜 아무도... 왜 아무도 내 마음은 몰라주는건데"
그 모습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난 용기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말할 용기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차마 말할 수 없는 것이였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버지 자신이였기에 내가 말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냥 너무나 답답해서 말한 것 뿐이다... 자신의 상태를 알면서도 한잔 한잔 마시는 술,
너무나 큰 괴로움을 감추기 위해 술을 드셨다.
그저 나에게 오는 피해만 생각한 철없는 아이인 나는 그런 아버지를 남겨둔 채 홀로
방에 들어와 잠을 청한다.
몇일 후였다. 아버지의 차를 타고 등교를 했다. 아버지는 내게 말씀하셨다.
"술 안마신지 이틀째다."
이틀? 어이없어... 겨우 이틀가지고... 그런데 그게 왜 그렇게 기뻤을까...
절로 웃음이 나오는 그 상황에서 어쨰서인지 난 웃음을 꾹 참으며 차에서 내려
학교로 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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