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날씨군요.”
확실히 좋은 날씨였다. 바람이 솔솔 불고 상큼한 바다 냄새 갈매기가 끼룩끼룩 우는 소리를 들으며 바다를 감사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그런데 이런 날씨가 하루 이틀이면 좋지. 벌써 3달째이다.
좋은 날씨 같지만 사실은 가뭄이다.
농사꾼들은 이미 농사를 포기 한 채 근처 산에 지어진 절에서 산신령님께 비좀 내리게 해달라며 기도를 하는 중이다. 정말 답답하다.
왜 동양은 서양에 비해 발전속도가 더딘 것일까? 서양은 굳이 비가 오지 않아도 그 뭐더라
펌프인가? 그런 걸로 물을 퍼다가 농사를 해서 가뭄 걱정은 크게 없다는데 우리는 뭔가?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농사를 하는 꼴이니. 얼마 전 중국에서 서양에서 입수한 펌프가 있다는데 사용하는 법을 몰라 쩔쩔 매고 있다지만 곧 사용 할 수 있다고 하여 한 시름 놨다고 하던데 정말 이럴땐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게 좀 짜증난다.
근데 이 자식은 뭔가?
우리 마을 사정을 알고나 있는지 태평한 표정으로 마을에 놀러오다니.
여행하는 사람이면 마을 사정이나 알아보고 놀러오지 마을 안쪽에 와서 이런 얼굴이였다면
몰매 맞았을 거다. 그러기 전에 내가 미리 말해서 보내야겠다.
“저기 날씨 좋은 게 아니라 가...”
“아 오랫동안 걷다보니 배가 고프네요? 저기 식당이 어디죠? 밥좀 먹어야겠는데요?”
사내는 정말 오랫동안 밥을 못 먹은 표정이였다. 표정뿐만 아니라 몸도 비리비리 말라가지곤 톡 치면 쓰러질 것 같았다. 난 어쩔 수 없이 한숨을 푹 쉬곤 그냥 돌려보내는 것도 좀 그러니 밥이라도 먹이고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사내는 어두웠던 표정은 잠시 길 안내를 해준다는 말에 바로 눈빛이 확 변하며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신세좀 질까요? 하하하.”
“자 여기 국수 2인분이요.”
“네 감사합니다.”
국수.. 정말 지겹다. 며칠째 인지 국수의 국 자만 들어도 진저리가 난다. 하지만 어쩔수 없다. 농사가 안되니 이거라도 먹어야지 안 그럼 굶는데.
난 사내에게 젓가락을 건내주며 약소하지만 이거라도 먹으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그만 얼굴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이유는 바로 사내의 표정엔 딱 봐도 이렇게 써져 있기 때문이다.
‘에게게....’
그래도 마을 사정을 잘 모르니 울컥 하고 화를 낼 수 없는 법. 간단하게 사정이나 말해야겠다.
“마을에 가뭄이 있나봐요?”
이런 내가 말 할 타이밍을 놓치면 무안하잖아.
근데 잘 아네? 눈치가 빠른건가? 오면서 주변좀 살펴본거 같은데 다행히 눈치는 있는거 같네. 난 한숨을 푹 쉬며 마을 사정을 설명했다.
“네. 요 근래 3달간 마을에 비가 내리지 않아 결국 가뭄이 와서 농사가 잘 지어지지 않아 수확물도 많지 않고 좀 어려운 상황이에요. 정말 힘드네...”
“에이 씨발 며칠 째 국수만 쳐 먹고 이게 뭐야. 짜증나게.”
아까부터 거슬렸는데 알고보니까 얼마 전에 온 무뢰한 작자들이였군. 조사해보니까 잠시 피신을 와서 조용히 지내길래 가만히 냅둘 생각이였다면 결국 사고치는군. 쯧 힘쓰고 싶지 않았다만 조용히 처리해야겠군.
난 사내에게 잠시 양해를 구할려고 했는데 이미 사내는 무뢰한들에게 간 상태였다.
저런 한 대 맞으면 질질 울거 같은 사람이 뭘 믿고....... 일이 커지기 전에 어서 가봐야겠다.
“넌 뭐야? 앙?”
사내는 씩 웃으며 말했다.
정말 뭘 믿는건지.
“그냥 조용히 국수 후루룩 쳐 드세요. 아까 먹어보니까 맛만 있더만 뭘 불만이 많아.
평소엔 국수도 잘 먹지도 않건만 오랜만에 그냥 국수좀 많이 먹는 셈치고 먹으면 되지 개념이 없냐? 사람들 밥먹는 곳에서 욕이야 이 새끼가.“
말 참 빠르다.
순식간에 빠르게 말을 해서 그런지 무뢰한들은 잠시 어벙하게 있다가 이마에 핏줄이 드러나더니 주먹을 휘둘렸다.
그때 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무뢰한의 주먹을 막은 건 사내의 손이 아닌 바로 물이였다.
아주 얇게 물의 장막이 사내의 눈 앞에 펄쳐져 있었다.
물이라니? 수공은 인어족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건데?
사내는 다시 한번 씩 웃으며 말했다.
“물배 한번 채워봐라. 그래야 니들 먹는 국수가 얼마나 맛있는지 몸소 체험하게 될 테니.”
그러자 물의 장막이 흩어지더니 사내의 주위에 작은 물 알갱이들이 나타났다.
이런 내가 도대체 뭘 데려온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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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pj
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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