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잘 것 없는 남자이다.
가진 것도 없고 잘난 것도 없다. 하지만 그런 나를 사랑해주는 여자가 있다.
그녀와 나는 어릴 때부터 자주 어울리던 소꿉친구이고 서로에게 고백한다거나 그런 적은
없다. 서로의 감정은 서로가 먼저 눈치채어 지금의 관계까지 오게 되었다.
누가 우리를 연인이라고 봐줄까? 그저 친구로 보일 뿐이겠지... 그 정도로 서툴다.
사랑한다는 것 조차도 내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서툴다.
우리는 서로에게 같은 의문을 품는다.
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왔다.
과연 너는 나에게 무엇을 느꼈고 무엇 때문에 우리가 여기서 행복하게 웃고있는 것일까?
나는 별볼일 없는 남자이다.
내세울만한 것, 특별한 것도 없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이렇게 그녀와 웃고 있다.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때는 얼마 되지 않았다. 서로가 먼지 눈치챘다는 것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알아챈 것이다.
서로에게 너무나 오랫동안 다른 관계로서 편하게 대해오다가 서로에게 말한 것
서로 대함에 변함없자는 약속. 서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했다.
물론 처음에는 행복하게 웃었고 서로의 대함에 있어 더욱이 친근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가고 그러다보니 어느세 진지해진 우리는
어색해졌다. 발버둥이라도 쳐보았다. 그녀에게 여러가지
웃게 해주려는 시도를 해봤지만 조금씩 그녀의 웃음소리는 조금씩 사라져갔다.
행복해서 웃는다, 웃을 수 있어 행복한 것이다. 과연 무엇이 맞는 것일까?
그녀를 웃게해주고 싶다,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행복하게 해줘야할까? 웃겨주어야 할까?
고민할 것도 못된다. 둘 다 하면 된다. 웃게해주고 행복하게 해주면 된다. 그런데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도 한심하다.
이제는 내가 확실하게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나는 사랑을 하는 여자이다.
한 소꿉친구인 남자와 사귀고 있다. 고백했다거나 그런 적은 없다.
그냥 서로 알았다.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조금 더 솔직해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나도 그렇고 걔도 그렇고 서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같이 영화보러 가자고 하고 싶다.
내 손을 잡아달라고 말하고 싶다.
껴안아 달라고 말하고 싶다.
키스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항상 내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고 말하고 싶다.
아무 말도 못한다. 사랑하면서... 사귀고 있으면서...
그리고 먼저 다가와 달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걔도 다가오지 못한다.
걔가 그럴 때면 궁금하다. 서로 좋아할 때 알게 됬을 때 과연 그 애는
나에게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정말 날 좋아했던 것인지... 단순한 내
착각은 아닌 것인지...
나는 나쁜 여자이다.
남자가 먼저 다가오고 안아주고 곁에 항상 있어주는 그런 로맨스를 기대했다.
하나의 환상에 닿지 못한 것 때문에 진심을 오해했다.
그런 오해 때문에 혼자서 심각해져서는 같이 있을 때에도 그저 생각에만
잠기었다. 그러고보면 나 때문에 자신감을 잃은 것일지도 모른다.
활발하게 나를 대해줄 때, 생각에 잠긴 나는 웃어주지도 못했다.
생각해보면 다가와주었지만 난 단순히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제는 내가 먼저 웃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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