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고 싶으면 이러고, 저러고 싶으면 저러고,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수 있다면 절대적으로
혼란스러울 것이다. 물론 단 한명도 가지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는건 안되지만 자기에게 닥쳐올
일 정도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한다. 꿈에서 예측되는 것
우리는 그것을 '예지몽' 이라고 한다.
한 남자가 식은 땀을 계속해서 흘리고 있었다. 무의식 중에
팔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표정을 찡그렸다.
바쁜 지하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임을 재촉하고 있다.
그 지하철은 성서공단 역이였다. 갑자기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혼란스러워지는 나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그 때 마침 지하철을 탈려고 하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보였다.
재빨리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표도 안내고 그냥 타넘었지만
아무도 제지하려 하지 않았다. 아주머니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 때였다.
한 남자가 와서 방아쇠를 당기더니 아주머니의 이마에 총구를
겨눴다.
'펑'
짧고 굵은 총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눈 앞에서
아주머니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이내 곧 남자는 나에게 총을 겨눴고
나는 꿈에서 깼다.
"헉... 헉..."
팔로 이불을 거칠게 걷어내면서 자리에 앉았다.
"뭐야... 꿈이였나?"
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었다. 그 때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집 잘지키고 있어"
이웃집 아주머니가 외출을 하려 하고 있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 그저 단순한
꿈이려니 했다. TV를 보기 전까진 말이다.
잠시 후, TV를 틀어보니 이웃집 아주머니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
성과 나이, 죽은 장소만 알려주었지만 분명 이웃집 아주머니였다.
위치는 성서공단 역, 한 미치광이가 총살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내심 두려워졌다. 그 꿈에서는 분명히 나에게 총을 겨눴다.
아마 조금만 더 꿨더라면 내가 죽었을까?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뭔가
이상하다.
두려움에 마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방금 잠에서 깬 듯 걸쭉한 목소리 였다.
"야, 나 모쌉인데 지금 존나 쫄랜다."
"왜..."
"내 꿈에서 이웃 아줌마가 뒤졌거든? 씨발... 근데 진짜 뒤졌어"
"그게 뭐..."
귀찮은 듯 그냥 혼자 말하라는 식이였다.
"꿈에서 나도 거의 뒤질뻔 했다고"
"안죽었잖아... 난 또 뭐라고, 난 잔다"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갑자기 혼자 있는게 두려워졌다. 마결의 태평함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간단하게 씻고 옷을 입은 채 이왕이면
사람들이 많은 거리를 걸었다.
한결 나았다. 괜히 혼자여서 불안했던 거지. 뭔가 무서웠다거나 한
것은 아니였나 보다.
한결 나아진 나는 집으로 들어왔다. 들려오는 옆집 아이의 울음소리,
아이는 울면서 아빠의 손을 잡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사람은 한번 자면서 여러 번의 꿈을 꾼다고 한다.
다만 기억되는 것이 거의 없을 뿐...
과연 내가 꾼 여러가지 꿈 중에 한가지 기억되는 꿈, 그 꿈이 들어맞았다는
우연을 그냥 무시해도 되는 걸까?
이른 밤, 꿈을 시험해보고 싶었던 나는 일찍 잠을 청했다. |
모르면쌉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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